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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 "이태원 참사 독립적 조사 기구 만들고, 대통령은 유가족과 면담하라"(23.3.15.)

작성일
2023-03-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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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 요청 거듭 외면 중인 대통령실…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 4월 9일 서울시청광장

매주 목요일 10·29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 앞에서 기도회가 이어지고 있다. 3월 14일 열린 기도회에서, 설교를 맡은 구교형 목사는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하며, 함께 촛불을 드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오늘까지 세 차례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했다.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위해 면담해 달라는 요청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은 '검토해 보겠다'고 한 번 답변하고, 그 뒤로는 계속 무시하고 있다. 유가족 10여 명이 입장문 전달을 위해 대통령실로 행진하자 길을 막고 바리케이드를 쳤다. 가족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가려고 할 때마다 경찰은 '불법 집회다'를 연창하면서 경고를 보냈고, 대통실령에서는 한 행정관이 나와서 서한문을 받아 가는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결국 2시간 가까이 대치한 끝에 가족들은 길거리에 서서 입장문을 전해야 했다. 유가족들은 지금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 앞에 앉아 계신다."

10·29이태원참사를기억하고행동하는그리스도인모임 김지애 간사가 3월 14일 진행된 기도회에서 말했다. 김 간사는 "우리가 여기서 기도회를 하고 있지만 이 마음이 용산까지 닿아 있으리라 믿는다"면서 "이 모든 참사의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연대하고 자리를 채워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청광장 합동 분향소에서 진행된 이날 기도회에는 40여 명이 참석해 연대의 촛불을 들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윤동혁 간사는 "정부의 적대적인 태도와 세상의 차가운 무관심을 격파해 달라. 진상 규명을 위한 성역 없는 독립적 조사 기구가 설치되고 특별법이 제정돼, 잘못을 덮으려고 하는 책임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 국가적 재난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대통령이 유가족과 면담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하기를 원한다"고 기도했다.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이사장)는 절망 가운데서도 함께 연대할 때 하나님의 정의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는 "하나님께 부르짖고 정당한 요구를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면서 기대해야 할까. 성경은 우리에게 인내와 믿음을 가지고 계속 부르짖으라고 이야기한다. 그 정당한 부르짖음 속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하나님은 잊어버리시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만 기다리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함께 기다리고, 함께 울며, 함께 촛불을 드는 일을 계속할 때 마침내 하나님께서 풀어 주시는 그날을 우리가 함께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에는 그리스도인 약 40명이 촛불을 밝히며 자리를 채웠다. 뉴스앤조이 나수진
앞서 이날 오전 11시,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종교인들과 유가족 10여 명은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 사과와 유가족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공동 입장문을 전달하기 위해 대통령실로 향했다. 참사 발생 후 세 번째 면담 요청이었다. 입장문에는 '군주민수(군주가 배라면 백성은 물이다)'라는 사자성어와 함께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나 사과하고 △국회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독립적 조사 기구를 설치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쳐 유가족을 막아섰다. 격앙된 유가족이 바리케이드를 넘어가려 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약 2시간 대치 끝에 대통령실 관계자가 입장문을 받아 갔지만, 면담 요청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유가족은 계속해서 면담을 요구하며 맨땅에 앉아 기다리다가 저녁 8시께 해산했다.

한편, 4개 종단이 돌아가며 주관하는 '10·29 이태원 참사 추모와 연대 기도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울시청광장 합동 분향소 앞에서 이어지고 있다. 3월 23일 오후 3시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그리스도인모임 간담회가 진행된다. 올해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연합 예배'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한다. 예배는 4월 9일 오후 4시 서울시청광장 분향소 인근에서 열린다.

나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