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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산선

[국민일보] 유리공장·배달알바 뛰던 장신대생이 WCC총회에 왜? (2022.9.2.)

작성일
2022-09-20 14:0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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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산업宣·민중선교단 독일 카를스루에 워크숍
“청년노동은 전 세계 문제, 교회가 나서라”


장로회신학대 재학 중인 김주혁씨가 1일 독일 카를스루에 새사도교회에서 유리공장에서 6개월 동안 노동 체험을 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영등포산업선교회(영등포산선)와 민중선교단이 1일 독일 카를스루에 새사도(Neuapostolische)교회 에서 ‘노동자들을 위한 복음(A Gospel for Workers)’을 주제로 인카운터 워크숍을 열고 청년 노동 문제가 전 세계적인 과제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인카운터 워크숍은 유럽교회가 준비한 워크숍으로 카를스루에 도심 곳곳에서 8개의 주제로 진행된다. 세계 각지의 아픔의 현장을 조명하고 이를 세계 교회의 관심사로 확산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워크숍은 영등포산선 노동 선교훈련을 통해 노동 체험을 한 두 명의 신학생의 증언으로 시작됐다.

영등포산선은 한국 산업 선교의 선구자인 조지송(1933~2019) 목사가 영등포산선 총무로 일하면서 운영하던 노동 체험을 최근 부활했다. 노동 체험은 산업 선교에 헌신하려는 이들이 실제 공장에서 근로자로 일하며 현장을 배우도록 한 훈련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유리 가공 공장에서 일한 김주역(장로회신학대)씨는 “열악한 노동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노동법이나 근로자 권리에 대한 안내도 받지 못한 채 일하며 청년 노동자들의 현실을 깨닫게 됐다”면서 “교회 내 청년이 줄어드는 것도 결국 이런 열악한 노동 문제와 직결돼 있다”고 전했다.

음식 배달을 하며 ‘플랫폼 노동’의 현실을 경험한 최동빈(장로회신학대)씨는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산업 선교의 기본 원칙이 돼야 한다고”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노동을 의미한다. 이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이주노동자들에 관한 관심이 산업 선교의 핵심 관심사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플로리안 게르트너 독일 팔츠주교회 선교국 총무는 “독일 청년들이 처한 노동 상황도 한국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고 놀랐다”면서 “청년들의 노동 문제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처해 있는 공동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날 ‘우리의 우물’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한 손은정 영등포산선 총무는 “워크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계교회협의회 홈페이지에서 ‘노동’이나 ‘노동자’라는 단어를 찾지 못했다”면서 “워크숍을 통해 산업 선교의 길을 연 조지송 목사님의 정신을 세계와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손 총무는 “조지송 목사의 삶과 신학을 담은 ‘조지송 평전’은 산업 선교의 교과서라 자부할 수 있는데 이 책이 세계 각지에서 산업 선교의 길잡이가 되고 우리에게 산업 선교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우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손 총무는 인명진 영등포산선 전 총무의 ‘성문밖 이야기’도 함께 소개했다.

조지송 평전은 조만간 영문판이 나올 예정이다. ‘A Gospel for Workers’는 조지송 평전의 영문 제목이다.

이근복 조지송기념사업회 운영위원장도 “코로나로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해져 노동자들이 살인적 노동 환경에서 허덕이고 있고 착취와 실직, 해고, 산업 재해에 노출돼 있다”면서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열악한 노동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고민이 워크숍을 계기로 시작되길 바란다”고 했다.

 

카를스루에(독일)=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