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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공보] 화해와 일치 위한 대사 역할 다짐하며 WCC 총회 폐막 (202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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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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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C 제11차 총회 ] WCC 제11회 총회 폐막



폐회 기도회에서 중앙위원들을 축복하고 있는 WCC 참가자들.

 



'유럽'을 주제로 한 전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참상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회의장 입구에서 시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교회 참가자들.

 

【 독일 카를스루에=표현모 기자】독일 카를스루에 콩그레스센터에서 지난 8월 31~9월 8일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1차 총회가 팬데믹과 전쟁, 극심한 경제적 양극화로 고통 당하고 있는 세상에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책임을 재다짐하며 폐막했다.

전세계 352개의 회원 교회 대표 및 참가자 4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일치 문서'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평화, 환경, 중동 문제에 대한 총 5개의 성명서(statement)를 채택했다.

특히 총회 개최 전부터 세계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우크라이나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 될 것 다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서 열린 이번 총회에서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비인도적인 침략 전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었다. 러시아정교회와 우크라이나정교회 참가자 양측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총회 기간 회무와 성명서 작성 등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의견대립이 있었지만 다수의 중재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를 평가할 수 있는 총회였다.

WCC는 이번 총회 개막 전부터 회원 교회가 아닌 우크라이나 교회를 총회에 초청했으며, 일부 회원교회에서는 러시아정교회의 회원 자격을 박탈시키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WCC 이안 사우카 총무대행은 총회 초반 기자회견을 통해 "WCC는 대화와 만남, 일치로 가기 위해 서로에게 도전을 주고 토론하기 위한 '열린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세상이 교회가 응답하기를 요구하는 많은 이슈와 에큐메니칼 운동 중 발생하는 갈등에도 불구하고 WCC는 만남과 대화가 이뤄지는 안전한 공간"이라고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이번 총회에서는 셋째날인 2일 '유럽'을 주제로 한 전체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겪고 있는 참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세계교회가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운동에 참여하고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살리고 돌보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날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성명서(War in Ukraine, Peace and Justice in the European Region)도 채택됐다.

성명서에서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의교회의 교인과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계속되는 죽음과 파괴, 추방, 강탈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며, "WCC가 평화를 위한 목소리들이 말해지고 확장되고 전쟁이 하루 속히 끝날 수 있게 기도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민들에 대해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문서를 작성하고 승인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정교회와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타 국가 총대들의 의견대립으로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전체회의에서 사회자 아그네스 아붐과 패널들이 대화하고 있다.

 



NCCK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 관련 브루넨 워크숍.

 

#WCC 내 기후위기 관련 위원회 신설키로

이번 총회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기후위기'였다. WCC는 세계적으로 해수면 상승에 직면한 태평양 키리바시 섬이 장기 가뭄으로 인해 자연재해 상태를 선포했고, 파키스탄의 이례적인 폭우와 홍수로 116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아프리카의 뿔(The Horn of Africa)'로 불리는 나라는 아프리카 북동부 10개 국에서는 4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아 2200만 명의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또한, 이번 총회가 열린 독일을 비롯한 유럽도 500년만에 유례없는 가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WCC는 세계교회에 기후 및 환경 정의에 대한 요구에 긴급히 대응하고, 정부가 생태학적 재앙을 피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말뿐인 약속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WCC는 총회 개막 후 둘째날 기후에 관한 전체회의를 가졌으며, 총회 기간 중에는 청년들이 기후정의를 외치며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역시 '환경'에 대한 성명서(The Living Planet: Seeking a Just and Sustainable Global Community)를 채택했다.

WCC는 전세계가 탄소 배출량을 지줄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전환하며, 기후위기의 피해에 대해 가장 취약한 빈곤 국가의 원주민을 위한 기후 정의 실현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이에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역사적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WCC는 에큐메니칼 파트너들과 협력해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한 개발 비상 및 경제적 부당성에 관한 위원회'를 긴급 설립해 전세계 환경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하나님의 창조물을 보호하고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공동체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다. 또한, '정의롭고 번영하는 지구를 위한 회개와 행동의 에큐메니칼 10년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제로(0)'로 줄이기 위해 WCC 본부 또한 여행을 엄격한 제한하고, 온라인 등 가상 공간에서의 상담 및 만남을 늘이기로 했다.

 



청년 참가자들의 기후위기 관련 시위

 



본교단 참가자들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한반도 이슈, 메인 이슈는 아니었지만 지속적 관심 시사

'평화'에 대한 성명서(The Things That Make For Peace: Moving the World to Reconciliation and Unity)도 채택됐다. 이 성명서에서는 세계가 양극화와 지정학적 긴장, 군사적 대치의 확산과 군국주의 등의 위기 상황에 처했음을 지적하면서 평화를 위해 부르심을 받은 기독교인들이 에큐메니칼 핵심 원칙과는 대조적으로 종교적 언어와 권위, 리더십이 무장 공격이나 폭력과 억압을 정당화하거나 지지하며, 축복하는 도구가 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성명서에서는 세계의 여러 분쟁지역을 언급하면서도 특별히 WCC의 회원 교회와 파트너들이 제11차 부산 총회의 유산인 '한반도 평화와 통일 위한 성명서'를 계승해 한국 교회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행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한 마지막날 성명서 채택과 함께 진행된 의사록(minute) 채택 시간에는 4개의 의사록이 채택됐는데 그중 하나가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것이었다. '한반도의 종전과 평화 만들기에 대한 의사록'에서는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2023년 7월 27일까지 전 세계 1억 명의 서명을 받는 '한반도 종전평화캠페인'에 세계교회가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외에도 한국교회의 '한반도 평화통일 기도회', '한반도 에큐메니칼포럼' 등에도 연대할 것과 남북의 크리스찬들이 정치적 이유로 갈라져 있는 상황이 해결되고, 평화로운 통일이 성취될 수 있도록 기도를 촉구했다.


# 한국교회 관련

한국교회에서는 WCC 회원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를 비롯해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에서 200여 명이 참석해 세계교회의 잔치를 함께 즐겼다.

특히 예장 총회를 비롯한 회원 교단들은 청년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지원해 50여 명의 미래세대들이 에큐메니칼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중앙위원에는 박도웅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와 김서영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가 선출됐다.

한국교회의 다양한 인사들은 단순한 총회 참석뿐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에서 발제자와 패널, 스피커로 참여했다. CWM 총무 금주섭 목사는 7일 '일치(Unity)'를 주제로 한 전체회의에서 패널로 참여했으며, '에큐메니칼 대화마당' 중 '정의로운 평화에 대한 에큐메니칼 소명' 주제의 대화에서 NCCK 이홍정 총무와 조은아 전도사(예장 총회 총대)가 발제했다. 전 중앙위원 배현주 목사도 오전 성경공부를 인도하는 등 다양한 인사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전시공간인 브루넨에 영등포산업선교회와 민중선교방문단, 기독교환경운동연대, NCCK 등이 부스를 마련하고,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했다.

예장 총회에서는 총대인 김한호 목사, 장윤재 교수, 조은아 전도사를 비롯해 김보현 사무총장, 총회 직원, 총회의 지원을 받은 청년 방문단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예장 총회는 이번 WCC 총회를 준비하기 위해 에큐메니칼위원회(위원장:이순창)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수차례 모임을 갖는 등 그 어느 총회 때보다 착실한 준비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중심의 지도력, 그럼에도 일치 위한 노력 계속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11차 총회는 여러 방면에서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총회의 백미인 전체회의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이나 토크쇼를 연상시키는 대화가 오고갔으며, 깊이 있는 발제와 대화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류가 지류인 세계 곳곳의 지역교회에 뿌리 내리도록 하는 역량이 부족하고, 성명 등의 말잔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WCC의 가장 중요한 직책인 총무와 회장단은 여전히 유럽의 헤게모니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아시아 교회, 특히 한국교회가 중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선두에 있는 WCC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총회를 개최해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세계교회의 성도들이 만남을 통해 함께 예배하고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것 자체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는 데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 대해 직전 중앙위원인 배현주 목사는 "코로나19로 예정되었던 총회가 연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유럽은 물론 전세계가 불안정한 가운데 이 정도의 대규모 총회가 열려 회원 교회들이 대화를 이어나간 것만으로도 참으로 다행"이라며, "이전 총회에 비해 깊이가 부족하고 행정이 원활하지 않았던 면도 있지만 우리의 소중한 에큐메니칼 운동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며 이번 총회를 통해 바통을 이어받았다는 의미만으로도 감사하고 만족할 수 있는 총회였다"고 평가했다.

교단 총대로 참여한 장윤재 교수(이화여대)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총회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교회의 가시적 일치를 위한 대화, 세계적 이슈에 대한 교회의 응답을 위해 국제적 차원의 만남을 통한 형제애의 확인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에큐메니칼 운동이 WCC로 대표되는 글로벌 국제 기구에 의한 현장과는 괴리가 있는 추상적인 운동이 아니라 풀뿌리 교회에서 에큐메니칼의 정신이 구현되는 '글로컬' 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총회에서 이야기 된 많은 내용들이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 충실하게 전달되고, 이번 총회에 참석한 이들의 경험이 공유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