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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제11차 총회 5월 한국동행모임 "노동 존중 세상을 향하여"

작성자
영등포산업선교회
작성일
2022-07-05 15:01
조회
215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의 스크린도어 정비작업을 하던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평택항 컨테이너 오작동에 목숨을 잃은 노동자 이선호 님의 죽음,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노동자 김용균 님의 비극적인 죽음은 우리 사회가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사실을 알리는 커다란 사건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비극적인 죽음을 막기 위해, 추운 겨울 가슴 아픈 사고를 겪은 유족이 직접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고 나서야 겨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될 수 있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을 운영하면서 안전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공무원 및 법인의 처벌 등을 규정함으로써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남다르다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3월 21일 포항의 한 제강 사업장에서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한 노동자가 사망하였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사망사고라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사업장은 사망한 노동자를 제외하고도 최근 5년간 5명이 산재 사망사고를 당한 곳이었습니다. 미흡한 안전조치로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였음에도 1심 판결을 받은 4건의 사고는 모두 벌금형에 그쳤습니다. 노동자의 유족은 사과와 배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않고 대신 본사 앞에 분향소를 차렸고 80여일이 지나고 나서야 회사의 형식적인 사과와 보상, 재발방지 대책 마련의 약속을 받았을 뿐입니다.

"우는자와 함께 울라"는 성서의 말씀이 무색해지지 않으려면 가슴 아파하는 공감의 차원을 넘어서 정의의 실현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절실히 요청되는 상황입니다. 오는 8월 세계교회협의회(WCC) 11차 총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계를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는 주제로 독일 칼스루에에서 열립니다. 그에 앞서 WCC 총회를 준비하는 한국동행모임은 '노동존중 세상을 향하여' 라는 주제로 지난 5월 25일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도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영등포산업선교회 및 에큐메니컬 단체가 공동으로 준비한 이 기도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보장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들을 모았습니다. 중간부터 내린 비로 인해 진행이 다소 어렵기도 했지만, 함께 비를 맞으며 슬픔 가운데 한 줄기 희망을 찾아내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이 기도회는 지구 전역에 흩어져 있는 WCC 회원교회에 생중계로 전달되었습니다. 모든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어디에서도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낮은 곳에서 아픔을 겪는 노동자의 곁에 머무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갈등과 분열이 만연한 이 세계에 화해와 일치의 역사를 이루어가는 계기가 되었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