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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안] “쫓겨난 상가 세입자들의 아픔과 슬픔에 끝까지 연대한다”(23.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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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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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받는 상가 세입자들과 함께 하는 연합연배’ 드려


▲ 젠트리피케이션과 건물주의 횡포에 밀려 쫓겨난 상가 세입자들과 이들과 연대하다 막대한 벌금과 배상액에 시달리는 활동가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하는 연합예배가 향린교회에서 진행되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을지OB베어 최수영 사장, 이종건 활동가, 궁중족발 윤경자과 김우식 사장이다. ⓒ이상훈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성서한국, 옥바라지선교센터, 궁중족발, 을지OB베어, 을지OB베어 공동대책위원회 둥이 공동으로 12일 저녁 7시 향린교회에서 ‘고난받는 상가세입자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이날 예배는 궁중족발, 을지OB베어와 그들과 연대한 기독활동가가 불의한 강제집행 저지 과정에서 쌓인 벌금 및 배상액 모금을 위한 예배이기도 했다.

궁중족발은 건물주로부터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300만원을 1억원에 1200만원으로 올려내라는 요구를 받으며 쫓겨났고, 을지OB베어는 건물주로부터 경쟁업체인 만선호프와 계약했기에 계약 연장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으며 쫓겨났다. 이들 외에도 많은 상가세입자들이 건물주와 건물주 마음대로 횡포할 수 있는 법이라는 폭력 앞에 문을 닫아야 했다

궁중족발은 12차례의 강제집행을 저지했으며 상가임대차계약법을 개정해 계약 갱신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시켰고 홍은동에서 가게 자리를 잡았다. 을지OB베어는 5차례의 강제집행을 저지했으며 마포에서 임시로 장사하고 있지만 을지로로 다시 돌아갈 마음으로 여전히 상가임대차계약법의 더 나은 개정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외침에는 대가가 따랐다. 궁중족발은 특수공무집행방해로 2,000만원의 벌금을, 을지OB베어와 이들과 연대한 옥바라지선교센터 이종건 활동가는 영업방해금지가처분과 간접강제집행배상액으로 각각 5,400만원과 1,800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다. 그래서 ‘싸우는 상가세입자들을 위한 벌금 모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 연합예배 참석자들은 함께 성찬을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었다. ⓒ이상훈
 

이날 예배에서 고상균 목사(모두의 교회 P.U.B.)는 이사야서 1장 22~24절과 요한복음 2장 1~12절의 말씀으로 ‘신앙과 술, 그리고 쫓겨나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하늘뜻 펴기를 진행했다. 고 목사는 “고대사회에서 지배층은 노동력을 징발해서 술의 여러 재료들을 확보했고, 질이 낮은 술은 민중들에게 비싼 값으로 강요했다”며 “포도주에 물이 섞여있다는 이사야서 본문은 당대 국가 권력층이 술에 대해 저질렀던 범죄에 대한 폭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 목사는 “요한복음 본문을 결혼식에 있었던 민중들의 입장에서 다시 읽어볼 때, 주님께서 더 맛있는 포도주를 넉넉하게 주시며 풍성히 나누게 되었다는 기사는 당대의 민중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성서의 가치가 자본 축적과 개발의 논리 앞에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무수히 쫓겨나는 세입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바라지선교센터 이종건 활동가는 “싸우고 있는 상인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족발을 썰고 맥주를 따르는, 연대인들이 연대를 그만하고 단골이 되는 일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최근 상가세입자 천막투쟁에 돌입한 명동재개발2지구 강성진 총무(‘주방 만게츠’ 사장)는 “힘들게 사는 세입자들이 많은데 천막이 휘날리는 것이 아니라 연대의 발걸음이 깃발로 펄럭이는 모습이 와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며 “지치지만 옆에 있는 얼굴들 보며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고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예배진행은 새민족교회, 영등포산업선교회, 향린교회 등의 임원들이 연합하여 이루어졌다. 국악찬양에 맞추어 참석자들은 궁중족발과 을지OB베어 사장들이 준 떡과 잔을 나누며 가난한 사람들과 쫓겨나는 사람들 곁에서 연대하는 자신들이 되기를 기도했다.

마지막으로 주최측은 6월30일까 010033-01-008860(우체국, 고난함께)으로 벌금에 대한 후원을 받는다며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이상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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