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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산선

[국민일보] "40도에 선풍기 없이 일하던 여공에 손 내밀었던 분"(2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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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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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선교 선구자 조지송 목사 5주기 맞아 평전 영문판 출간
“전 세계가 그 사역과 한국교회의 헌신 알아야”





'조지송 평전' 영문판 출판기념회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초창기 산업 선교에 앞장섰던 조지송(1933~2019) 목사의 삶과 한국교회의 ‘민중 선교’를 전 세계에 알리는 작업이 시작됐다. 조지송목사기념사업회(운영위원장 이근복 목사)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조지송 평전’ 영문판 출판기념회 및 제4회 지송강좌를 열고 평생 노동자와 함께했던 조 목사를 기렸다.

영등포산업선교회 1대 총무였던 조 목사는 억압받는 노동자들에게 삶을 바꿔나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은 인물이다.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기존 산업선교가 근면과 개인 윤리만을 강조하는 ‘산업전도’였다면 조 목사님은 노동자들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무노조 등 불합리한 현실에 목소리를 내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들을 모아 노동법과 조합 운동을 가르쳤으며 40도 고열 속에서 일하는 여공들이 선풍기를 요구하게 했고 퇴직금을 못 받고 해직당한 이들의 집단 소송을 도왔다”고 회상했다.

평전 영문판 제목은 ‘A Gospel for Workers: Cho Chi Song, Yeongdeungpo Urban Industrial Mission, and Minjung’으로 번역하면 ‘노동자를 위한 복음: 조지송, 영등포산업선교회 그리고 민중’이다. 조 목사의 사역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국교회가 노동자를 위해 헌신했던 역사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세계선교협의회(CWM) 선교학 시리즈 중 하나로 포트리스가 출판했다.

책의 편집자인 시오네 하베아 박사는 “책을 만들면서 조 목사님의 용기 있는 삶에 감명을 받았다”며 “이 책을 통해 세계 신학계가 민중 선교와 조 목사님, 그리고 영등포산업선교회의 연관성까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송 평전' 영문판 표지.

이날 함께 열린 지송강좌에서는 국내 최초 신협을 구성했던 조 목사의 사역이 재조명됐다. “노동조합운동은 임금을 더 따내기 위한 투쟁이고 신용협동조합은 임금 따낸 것을 뺏기지 않는 투쟁”이라고 강조했던 그는 1969년 신협을 만들었으며 7년 만에 조합원이 1000명에 육박했다.

김이경 단국대 교수는 “조 목사님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이어 주거 저축 대출 의료 등 노동자의 일상생활까지 들여다보았다”며 “비록 당국의 탄압으로 10여년 만에 신협이 해산됐으나 상호 신뢰로 신용조직의 확산을 주도했던 사역은 현재의 우리가 다시 살펴볼 만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