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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굿뉴스] '유기농 목회로 환경보호 실천하는 교회' 목표(202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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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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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숲 속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고 싶습니다.”

하늘을 향해 두 팔 뻗은 나무 같은 교회.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나우리교회의 슬로건이다. 재적 교인이 100명 정도인 중소교회지만 여느 대형교회 못지않게 탄탄하고 실속 있게 환경선교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염동철 담임목사는 “작은 교회나 큰 교회 구분할 것 없이 녹색교회가 되는 것은 모든 교회의 사명”이라며 “기독교인이라면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천국가는 게 전부가 아니라 신앙의 모습이 삶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나우리교회는 ‘유기농 목회’를 표방한다. 환경에 대한 의식이 서서히 스며들게 해 자연스레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게 한다는 설명이다.

염 목사는 “인위적인 화학비료를 쓰듯 교인들을 무리하게 성장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며 “서서히 조금씩 변화시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목회철학을 밝혔다.

나우리교회는 행복중심서로살림농도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해당 조합은 농민과 도심 주민 간의 다리역할을 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농촌선교를 목적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함께한다.

협동조합을 통해 매년 나우리교회 성도들은 사과나 복숭아 등 과일나무를 예약한다. ‘나무 분양’이라고 불리는 예약과정을 통해 농민들은 판매처를 보장받고 성도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약속 받는다. 생태친화적인 삶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염 목사는 “시중 농산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것들이 오기도 하지만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져 살기 위해서는 작은 불편들을 감내해야 한다”며 “성도들로부터 건강한 식품 먹게 돼서 좋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나우리교회는 교단 환경선교국이나 교계 환경운동 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활동도 적용하고 있다. 2년 전에는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환경서약서를 작성하면서, 각자가 실천할 구체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정하고 열심히 행동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교회 이름으로 그린피스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후원하고 있다.

방진석 부목사는 “감사하게도 교인들이 교회 내에서 진행하는 환경활동에 관심을 갖고 기쁘게 동참한다”며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다른 교역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우리교회 예배당 뒤편에 위치한 게시판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주관하는 그린엑소더스 릴레이 기도회 동참 포스터와 녹색교회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데일리굿뉴스

철을 따라 곡식이 익듯 성도들의 삶도 변했다. 심지어 성도들 중 전문적인 환경활동가로 전향하는 이들도 생겼다.

나우리교회 청년부 소속 이모 씨는 친환경 화장품 회사를 설립하는 꿈을 갖게 됐다. 현재 화장품 회사에 재직 중인 그는 화장품 산업의 플라스틱 용기와 화학성 물질 남용 문제를 자각하고 지난해 친환경 화장품으로 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 나서기도 했다.

40대 한 집사는 자영업에 종사하다가 지난해 에코 인플루언서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환경활동가가 되기 위해 관련 자격증을 준비하며 SNS에서도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방진석 부목사는 “환경을 살리는 목표를 갖는 성도들이 점점 많아지고 확산되는 게 목표”라며 "내년에는 이런 분들과 함께 교회 내 환경전담부서를 꾸려 교회 내 환경활동에 주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나우리교회는 오는 12일 주일예배에 녹색교회 선포식과 결단식을 갖는다. 올해 녹색교회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환경활동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찻집, 나 우리’를 다시 열기로 했다. ‘찻집, 나 우리’는 교회 교육실에 마련한 작은 카페다. 공정커피 원두를 사용하고 살림 생협에서 빵이나 과자 등을 가져왔다. 수익금은 환경을 위해 힘쓰는 기관이나 단체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염 목사는 “2년 전부터 오픈하려고 했지만 코로나로 교회 내 취식이 금지됐다”며 “이제 거리두기가 해제되기도 했으니 녹색교회가 된 것을 계기로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염 목사는 나우리교회 연례행사인 ‘양재천 천사걷기대회’에는 플로깅을 접목시킬 예정이다. 2006년부터 이어온 이 대회를 통해 희귀난치병 환우 28명에게 모두 1억 9천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사랑하듯이 하나님이 창조한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라며 “교인들과 생활 속 불편함을 감수하고 교회 내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며 녹색교회로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나우리교회 성도들이 '양재천 천사걷기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나우리교회)

 

이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