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예수가 누이셨던 '구유'는 가난하고 냄새 나는 곳이다. 낮고 천한 곳에서 나는 냄새는 사람들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속히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게끔 만든다. 예수님이 그곳에 전적인 도움이 필요('강보')한 아기로 계셨다(눅 2:7).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그 나신 '지역'에서 양 떼를 지키던 '목자들'에게 전해진다(눅 2:8-14). 이들은 예수님 가까이에 있었고, 구유가 있는 장소의 환경이나 조건 등에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다. 성경 말씀의 이 대목만 보더라도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받고, 또 그렇게 쉽사리 서로 어울리게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동방 박사들'처럼 특수한 사명이나 임무를 맡은 경우이다. 전자는 지역사회의 취약 계층(노숙인, 고시원이나 쪽방 거주자 등) 간, 후자는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 간 서로 어울려 지내는 것에 비할 수 있다. 노숙인(露宿人) 사역을 하면서 지금까지도 쉽사리 적응되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냄새'이다. 시설 건물 전체에 감도는 노숙인 특유의 냄새가 있다. 신기하다. 적응은 안 되는데, 그런대로 견딜만하다. 물론 개개인의 차원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는 분들도 있고, 샤워를 해서 좋은 향이 나는 분들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어떤 이들은 담배 냄새에 찌들어 있다. 아주 드물지만, 5분도 채 안 돼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났는데 그가 지니고 있던 특이하고 강렬한 냄새는 몇 시간 동안 공간을 채우고 있다. 컨디션 난조에서 그 냄새를 맡으면 두통을 넘어 정신이 혼미해지기까지 하다. "냄새가 선을 넘는다"(영화 기생충 대사 중). "반지하 냄새야, 이사 가야 없어져" 하는 영화의 대사는, 이용자들이 시설에 계시는 동안 최대한 청결하도록 돕고 시설의 환경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경각심을 일깨웠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도 보다 나은 환경으로 이사 가야 한다. '노숙인'은 1997년 IMF 경제위기로 거리에 내몰린 사람들이다. 이후로 지금까지도 각종 삶의 위기로 노숙의 위기에 처하거나 노숙인이 되는 경우들이 있다. '노숙자' 호칭은 인권존중 차원에서 '노숙인'으로 그 용어가 정해졌다(2003년 보건복지부 공식). 몸에서 냄새나는 노숙인을 꺼려하듯이, '노숙인'이라는 용어 역시 사람들이 꺼리는 냄새로 작용한다(멸시의 언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거리로 나오면서 생겨난 노숙인은 게으르고 더러운 냄새 나는 인생 낙오자가 아니다. '노숙인,' 이 용어는 일례로 '주거취약자' 등의 포괄적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사회적 취약계층) 중에서도 더욱 주변부로...
2023.12.01
창립 40주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로 축하 <일하는예수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11월9일(목) 낮 12시부터 영등산업선교회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40주년 기념행사는 <일하는예수회>가 주최하고 예장농목, 기독여민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가 함께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모두 4부로 나누어 진행되는데, 1부는 ‘예수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만남의 식탁과 교회와 기관의 역사자료, 서각, 회화, 목공예, 사진 등의 전시 관람으로 진행된다. 2부 ‘40년 광야의 은총’은 기념예배 성찬, 회고와 축하의 잔치로 이루어져 있다. 3부는 ‘문명전환기의 생명공동체를 향한 목회와 선교’라는 주제로 정건화 교수(한신대, LAB2050 이사장), 황홍렬 박사(선교적마을목회연구소장), 김민아 박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의 발제와 정병진 목사, 구본철 집사, 류제민 청년 등의 토론이 있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40주년 선언문 발표와 4부 모두의 밥상 공동체로 이어지며 모든 기념행사는 마무리 된다. <일하는예수회>는 지난 1983년 예장 통합 목회자들이 한국사회 노동자와 농민과 빈민의 인권을 지켜내고 교회 갱신을 위해 만든 <예장민중교회 목회자연합>에서 출발한 단체이다. 이번 행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영등포산업선교회(02-2633-7972)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으며, 후원으로 동참을 원하는 독자들은 <하나은행 656-910064-78605 허연>으로 하면 된다. 홍인식 대표(에큐메니안) webmaster@ecumeni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10.30
총회 에큐메니칼위원회(위원장:김영걸)는 지난 10월 23일 총회 본부 회의실에서 제108-1차 회의를 열고, 임원 및 전문위원을 선정하고, 향후 에큐메니칼 관련 일정을 점검했다. 이날 첫 회의에서 위원회는 위원장에 부총회장 김영걸 목사(당연직)를 비롯해 서기에 노승찬 목사(한사랑교회), 회계에 이승철 장로(을지로교회)를 선임했다. 또한, 배현주 목사(한국에클레시아생명학연구소 소장), 한경균 목사(아가페문화재단 국장), 조영미 박사(CCA 실행위원·중앙대)를 전문위원에 위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세계선교협의회(CWM) 선교지원프로그램(NSP4) 잔여금 선교사업으로 영등포산업선교회, 한국에큐메니칼연구원, 한국기독청년협의회, 에큐메니칼 청년 연대체 '뭐해유', 여성 에큐메니칼 공동체 '나비'의 프로그램을 선정하기로 추인했다. 또한, 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협의회를 1박 2일로 열기로 했으며, 교단 에큐메니칼 송년의 밤은 오는 11월 말~12월 초 사이에 개최하기로 하고, 자세한 일정은 위원회 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동역교단 및 기관 등의 일정을 공유하기도 했다. 김영걸 위원장은 오는 10월 27~11월 1일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에서 개최되는 SIB 서말레이시아 3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하며, 10월 30일에는 태국기독교회(CCT), 인도네시아 개신기독교단(GKPI) 대표단이 교단 총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11월 14~21일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의장과 총무대행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의 일정이 이날 회의에서 공유됐다. 표현모 기자
2023.10.30
‘제3회 우수 사회적경제기업 어워드’ ·‘제1회 사회적경제기업 우먼 스타 어워드’ 시상식 개최 [데이터넷]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사회적경제활성화지원센터는 16일 서울 마포구 소재의 사회적경제활성화지원센터 사무실에서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와 함께 ‘제3회 우수 사회적경제기업 어워드’ 및 ‘제1회 사회적경제기업 우먼 스타(Women Star) 발굴 및 복지지원’ 시상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수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IT 분야(클라우드, 디지털 혁신, 소프트웨어 등)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와 사회적 가치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AWS에서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성평등, 사회적 약자 보호 등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및 여성 사회적기업가 지원을 통해 성평등 가치 실현 및 다양성 제고를 목표로 운영된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퀸트 사이먼(Quint Simon) AWS 아시아 태평양 및 일본 지역 공공정책 책임자가 환영사를 한 후 수상자에게 직접 상장을 수여했다. ‘2023 우수 사회적경제기업 어워드’는 기술을 활용해 오늘날 가장 시급한 사회문제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분야의 여성 주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들다방 주식회사(장애인과 소수자가 함께 일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제공),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열린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협동조합), 월터유니온(결혼이주여성이 언어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언어 교육 서비스 제공), 위플랜트(산불 피해 복원 및 복원 정보 디지털 매핑 서비스 운영),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청각장애인과 가족이 겪는 다양한 문제 해결을 한 맞춤형 IT 서비스 제공), 트리플앤 주식회사(RPA 기반 기술 개발을 통해 사회혁신 분야의 디지털 전환 지원) 총 6개 사회적경제기업이 선정되어, 기업별 5백만 원의 지원을 받는다. ‘2023 사회적경제기업 우먼 스타 어워드’는 국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사회적경제기업 내 우수한 여성 인재를 발굴해 활동 격려 및 기업 내 핵심인재로서의 역할 독려를 위해 운영된다. 올해는 나눔공동체의 정미곤, 드림에듀의 김사라, 사단법인 풍물마실의 노형경, 사회적 협동조합 노느매기의 박상호, 사회적 협동조합 휴먼케어의 서미옥, 살림의료복지 사회적 협동조합의 정효정, 앙코르브라보노 사회적 협동조합의 박경임, 버킷트래블의 김혜진, 스마트인디지털의 홍은진, 에스엔소프트의 이두원이 수상자로 선정돼 각 1백만 원의 지원을 받는다. AWS는 조직 내 다양성을 증진하고 한국 IT 산업 전반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AWS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을 장려하고 양성평등과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목표를 한국 IT업계의...
2023.10.17
10월 13일부터 본격 운영…냉‧난방기, 혈압측정기, 안마기기 등 구비 평일 10시~21시, 주‧야간 인력 배치…샤워실, 공유 부엌, 북 카페 등 개방 무료 노동상담, 힐링 프로그램 등 복지 증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에 힘써 서울 영등포구가 지난 13일부터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내에 ‘영등포구 이동노동자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쉼터 내부 모습. (사진 / 영등포구청) 일하다 힘들 때 편히 쉴 공간이 부족한 이동노동자를 위해 쉼터가 마련됐다.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최호권)가 지난 13일부터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내 ‘영등포구 이동노동자 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8월 구는 서울시의 ‘이동노동자 쉼터 조성 공모 사업’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9월 말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1층에 이동노동자 쉼터를 조성하게 됐다. 이동노동자 쉼터는 택배‧배달‧대리기사, 가스검침원, 돌봄 종사자, 학습지 교사 등 별도의 사무실이 없어 불편함을 겪는 이동노동자의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구는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내 로비 공간을 활용해 이동노동자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쉼터 공간’을 조성했다. 이동노동자의 휴식과 건강 관리를 위해 냉‧난방기, 정수기, 냉장고, 복합기, 핸드폰 충전기, 커피 머신, 혈압측정기, 각종 안마기기, 헬멧 건조기 등도 구비했다. 운영 시간은 평일 10시부터 21시까지이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쉼터를 운영하기 위해 주‧야간 각 1명씩 관리 인력도 배치한다. 또한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 ▲1층의 화장실(남), 샤워실, 공유 부엌, 주차장과 ▲4층의 화장실(여), 북 카페, 탕비실을 쉼터 운영 시간까지 개방해 이용자들의 편의를 한층 높인다. 아울러 구는 ▲무료 노동상담 ▲산업안전보건 교육 ▲힐링 프로그램 운영 ▲무료 건강상담 ▲자조모임 지원 ▲얼음물 나눔 등 근로 약자인 이동노동자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에도 적극 힘쓰고 있다. 문의는 일자리정책과와 영등포구 노동자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궁금한 내용을 알아 볼 수 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춥고 더운 날씨에도 삶의 현장에서 노고가 큰 이동노동자를 위한 쾌적한 쉼터를 영등포구에 조성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 일하다 힘드실 때 언제든지 쉼터를 방문해 편히 쉬다 가시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힘든 환경에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전했다. 이찬구 편집주간 lee291838@naver.com
2023.10.17
"교육부가 교사들의 슬픔을 외면하고 탄압…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추모 및 입법촉구 7차 교사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악성민원인 강경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2023.9.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의 진보 성향 단체 46개가 '9·4 공교육 멈춤의 날'과 관련해 "억압이 아닌 연대와 지지가 필요한 때"라며 "동료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참된 추모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선생님들의 결단과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가 대표해 4일 배포한 성명에서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교육부와 정부가 교육현장 한복판에서 헌신적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9·4 공교육 멈춤의 날'을 연가와 병가, 재량휴업일 지정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동료를 추모하며 공교육을 바로 세우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동료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참된 추모가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는 선생님들의 결단과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자발적인 다짐과 평화적 행동을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 징계'등을 운운하며 교사들의 슬픔을 외면하고 탄압하려고만 하고 있다"며 "동료의 죽음을 추모하며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교사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교육부는 대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냐"고 했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불교 단체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이며 원불교 단체는 원불교인권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교당, 원불교평화행동, 원불교환경연대, 원불교시민사회내트워크 등이다. 천주교 단체는 천주교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 천주교 남자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등이다. 기독교 단체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해 NCCK인권센터, 가재울녹색교회, 감리교 새물결,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광야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선한이웃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약속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좋은만남교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혜광교회, 기독여민회,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 미문의일꾼교회, 벧엘교회, 산돌 감리교회, 산들교회, 삼척 물댄동산감리교회, 삼척물댄동산교회, 선한목자교회, 양화교회, 여성지도력개발원,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수사랑교회, 온누리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 우리감리교회, 유암교회, 은평소망교회, 정의평화기독인연대, 촛불교회, 충주베델교회, 평화감리교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교회를향한퀴어한질문 큐앤에이,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한기연) 한백감리교회, 협성포럼 등이다. art@news1.kr
202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