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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속의 산선

[인터뷰] 박상호 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 이사장 노숙인‧주거취약층 일자리 창출해 지역돌봄 나서 "이웃‧마을과 연대해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길"   이로운넷은 협동조합 현장의 이야기를 시민들과 나누고 협동의 가치를 보다 확산하고자 서울시협동조합지원센터의 서울시협동조합청년기자단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현장, 이로운넷에서 만나보세요. “이 공간에 들어오면, 누구든 평등을 경험한다.” 지난 2013년 노숙인의 자활과 자립을 위해 협동조합 노느매기를 설립한 고(故) 김건호 목사가 늘 강조하던 말이다. 조합 이름인 ‘노느매기’는 ‘하나를 여러 몫으로 나누는 일’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박상호 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 이사장./사진=이희주 청년기자 노느매기에서 조합원들은 노숙인이 아닌 누군가의 형제이자 삼촌, 할아버지가 됐다. 서로 이름도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 함께 많은 것을 경험했다. 덕분에 지금도 조합원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을 해내고 있다. 박상호 이사장은 좋은 관계로 맺어진 조합원들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말한다. 노숙인의 자활과 자립은 좀 더 따뜻한 사회적경제와 관계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노느매기는 주거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하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인증받았다. 이웃과 마을과 연대해 함께 성장하고 조합원 모두가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꿈꾼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노느매기의 사무실에서 박 이사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노느매기의 키워드 3가지는? ‘일자리 만들기’, ‘자원 순환’, ‘마을 사람’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조금 추상적일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이 속하고 싶은 마을에서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살고 싶어 하지 않을까? 노느매기의 구성원들은 경제적 취약계층이거나 노숙을 경험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마을이라는 곳에 재진입해 주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가치다. 노느매기는 EM(Effective Microorganisms) 비누 제조, 집수리, 소독·방역, 청소 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폐식용유로 EM비누를 만드는데, EM은 사람에게 유익한 미생물을 분류·배양한 성분으로, 항산화 작용과 보습 효과가 있다. 최근 조합의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들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비누를 생산하고 있다. 다기능비누, 어성초 세안비누, 오트밀 스크럽 세안비누 등 종류가 다양한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앞으로는 마케팅과 판로 확장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집수리, 소독·방역, 청소 사업을 통해 마을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설일용직 경험자들이 다수인 노느매기의 조합원들은 자신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더 높은 숙련도를 위해 교육을 진행 중이고, 선배 그룹과 만날 계획이다. 노느매기에서 생산하는 EM비누(왼쪽)와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합원 모습. / 출처= 노느매기 사회적협동조합   Q. 노느매기 제품‧서비스의...
2022.09.20
16일 ‘20대 대선 공약 제안 기독시민단체연대’ 윤석열 정부 취임 100일 공동성명 발표 "국민 의견 청취하고 불신 위기 해소할 정책, 비전 제시해야"   지난해 12월 '20대 대선 공약 제안 기독시민단체연대'가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공약 발표자들이 슬로건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공정과 상식을 무시한 교육 정책을 추진했고, 장애인을 혐오와 괴롭힘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독 단체들이 내놓은 윤석열 정부 취임 100일에 대한 평가다. 17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여전히 20~30%대로 낮은 국정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독시민단체들도 윤석열 정부에 ‘국민 의견을 듣고 비전을 제시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6일 ‘20대 대선 공약 제안 기독시민단체연대’(공약연대)는 공동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지난 100일에 대해 모든 분야의 정책과 인사에서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사회적 불안과 불신을 키우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공약연대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법률가회’, ‘영등포산업선교회’, ‘좋은교사운동’, ‘희년함께’ 등 6개 기관과 윤환철 연구원 1명이 함께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단체를 구성하고 당시 대통령 후보들에게 교육, 장애인을 포함한 8개분야 100대 공약을 제안했었다. 공약연대는 최근 논란이 된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 과정과 교육부장관 사퇴에 대해 “너무도 비상식적이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공정과 상식을 무시한 교육 정책은 국익과 실용, 어느 것 하나 얻지 못했고 교육계를 끌고 갈 교육부장관 후보자와 장관의 도덕성 문제는 국민이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을 한참 벗어 났다는 지적이다. 학교 현장의 문제를 경제와 산업의 눈이 아닌 교육의 눈으로 볼 것을 주문했다. 장애인 분야 정책에 대해 공약연대는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시위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장애인들을 혐오와 괴롭힘의 대상이 만들었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없었다고 본 것이다. 시혜적 정책을 중단하고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 없는 나라’를 위해 장애인들의 고립과 분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0대 대선 공약 제안을 위한 기독시민단체연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100대 공약제안서. 그 밖에도 공약연대는 노동, 생태환경, 이주민․난민, 청년, 토지․부동산, 한반도 평화 등 6개분야 정책을 두고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노동자를 ‘덩어리’로 보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고, 국민들이 ‘핵 개발’로 기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처럼 호도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또 이주민,난민, 청년 관련 윤석열 정부가...
2022.09.20
[정해랑 연재소설] 노동자 신돌석씨의 하루 (124)   58년 개띠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다시 봄이 왔습니다. 자연의 봄은 시간이 되면 오지만 역사의 봄은 그렇지 않나 봅니다. 하지만 역사의 봄이 오는 데 함께 했던 사람들은 괜히 들뜨지도 않고, 쉽게 좌절하지도 않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저는 꽃샘추위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물론 며칠 만에 끝나는 꽃샘추위는 아니겠지요. 그러나 우여곡절과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으면서도 민족은, 민중은 의연한 발걸음을 이어왔습니다. 우리 이야기의 주인공 신돌석씨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맨 앞에 서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남들 뒤꽁무니를 따라가지는 않았습니다.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신돌석씨의 삶을 새로 발견하고, 함께 알리고, 서로 배우는 이야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통일뉴스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와 응원과 질책을 기다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필자 [삽회-백소(白笑)]   기후위기라는 말이 절감될 정도로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40도가 넘는 날이 이어지고, 그 때문에 산불도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오늘은 민주시민교육단체가 민주주의현장 탐방기획 중 하나로 구로지역노동탐방을 한다고 해서 신돌석씨는 찌는 듯한 더위를 무릅쓰고 집을 나섰다. 신돌석씨가 어디 가는 데 거의 이견을 달지 않는 아내도 오늘은 너무 더우니 나가지 않는 게 좋지 않겠냐고, 나이 생각도 해야 하지 않겠냐고 걱정스러운 말을 했다. 하지만 신돌석씨는 오늘만큼은 현장탐방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구로노동탐방의 핵심 의제가 구로동맹파업이기 때문이었다. 구로동맹파업이 일어났던 1985년은 신돌석씨가 노동운동을 하기 시작한 해이다. 공장에서 노조준비위에 참가하고 있을 때 그 소식을 들었다. 사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잘 몰랐고 어리둥절했었다. 노조준비위에서도 대부분 구로동맹파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학생 출신 노동자였던 조철구와 당시 교회나 가톨릭 단체 등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 노동자 한두 명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자세히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뒤 이런저런 사람들의 말을 통해, 강의를 통해, 책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지만 직접 그 현장에 탐방을 한다는 것은 신돌석씨로서는 놓치기 어려운 기회였다. 그래서 무더위에도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 요즘은 현장 강의도 많고, 줌 강의도 많다. 너무 많아서 따라다니면서 듣기도 바쁘다. 비슷비슷한 내용을 여기저기서 하는데 하나로 모아서 할 수는 없는지 신돌석씨는 궁금하였다. 전국의 민주시민교육단체가 하나의 연대체를 만들어서 교육 일정이나 내용 등을 겹치지 않게 만들면 좋지...
2022.09.20
총회 에큐메니칼위원회, WCC 제11차 총회 참가자 간담회 개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에큐메니칼위원회(위원장:이순창)는 지난 11일 총회창립100주년기념관 4층에서 'WCC 제11차 총회 참가자 간담회'를 열고, WCC 총회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총회에 참가하는 교단 소속 인사들이 참여하고 주관하는 행사 일정 및 각 행사별 참가 현황 등이 소개되어 관심을 모았다. 총회 실무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이번 WCC 총회의 사전대회(Pre-Assembly)에는 △청년 사전대회 △여성&남성 사전대회 △장애인 사전대회 △원주민 사전대회 등 4개 대회에 한국 참가자들은 장애인 대회를 제외한 3개 대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CWM 총무 금주섭 목사는 9월 7일 '일치(Unity)'를 주제로 한 전체회의에서 저스틴 웰비 켄터베리 대주교, 교황청 일치촉진 위원회 브라이언 파렐 추기경, 루터교회 대표 독일 EKD 하인리히 베드포드 스트롬 의장주교, 오순절교회 대표 제클린 그레이 교수 등과 함께 개혁교회를 대표해 발언자로 참여한다. 금 목사는 에큐메니칼 대화마당 '선교를 다시 상상하다: 제국에 도전하는 변혁적 제자도'의 신학자문위원으로도 참여한다. 영등포산업선교회와 민중선교방문단은 9월 1일 오후 4시~6시 인카운터 워크숍(Encounter Workshop)에서 순서를 맡아 한국교회의 산업선교 역사와 현황을 소개하고, 민중 선교의 아버지 조지송 목사의 평전 등을 소개한다. 또한, 총회 현장 내 전시공간 및 만남의 장소로 꾸며질 '브루넨(Brunnen)' 20번 부스에서 대회 기간 내내 산업선교 관련 전시를 한다. 총회 기간 중 총 23개의 주제로 진행되는 '에큐메니칼 대화마당' 중 '정의로운 평화에 대한 에큐메니칼 소명' 주제의 대화에서 NCCK 이홍정 총무와 조은아 전도사(교단 총대)가 발제하며, 박성원 총장(경안신학대학원대학교)은 '오이코트리' 대표로 '불평등,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명 경제' 대화에서 발제한다. 배현주 목사(제10회기 중앙위원)도 총회 기간 중 아침 성경공부를 인도한다. 이번 WCC 총회 기간에는 총 93개에 이르는 다양한 워크숍도 진행되어 관심을 모은다. 이중 '한국 평화 호소: 한국 전쟁 종식을 위한 종교 및 시민 사회 연합'이라는 제목의 워크숍과 감리교 청년들이 준비한 '오징어게임-청년 빈곤' 등이 한국 참가자들의 눈길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조은아 전도사(WCC 청년총대), 배현주 목사(중앙위원), 장윤재 교수(WCC 총대), 손은정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 총무) 등이 총회 전반적인 안내 및, 중앙위원회 보고, 주요 의제 등에 관해 발제했다. 한편, 이날 발제 후 참가자들은 'WCC 제11차 총회 이후의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을 주제로 제11차 총회 후 교단의 에큐메니칼 활성화를...
2022.09.20
[ 연중기획ESG ] 새롭게 이롭게 - S(8) 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교회     최근 익산 삼일교회(진영훈 목사 시무)의 참새 방앗간은 지역 주민들과 노동자들의 쉼터가 됐다. 지난 7월 20일에는 우체부 아저씨 두 명이 10분 남짓 에어컨이 가동되어 냉난방이 되는 참새방앗간에서 땀을 식히고 생수를 마시고 가는 쉼터의 역할을 했고, 27일 수요일에는 도로공사를 하는 노동자 6명이 소문을 듣고 와서 수돗가에서 장화를 씻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참새방앗간에서 생수를 챙겼다. 그분들이 교회 앞에서 방황을 하고 있어 건물 어느 곳이든 들어 가서 에어컨 켜고 쉬시라 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 에어컨은 안켜고, 그냥 쉬어 가셨다고 한다. 예배당에 들어가기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참새방앗간을 만들어 쉬게 하는, 교회가 세상을 위해 존재하는 모습이다.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목회를 기도하며 실천한 교회의 시작은 광주의 서림교회였다. 일제의 패전으로 적산공장을 인수 운영하며 관리책임자였던 김형남 장로는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던 1700명의 노동자들을 위해 야간 공민학교를 설립운영하고, 신앙생활을 통해 정서와 박애를 넓히고자 10여 명의 노동자들과 1946년 2월 10일 둘째 주일 여자기숙사 2층 강당에서 첫 예배를 드린 것이 공장교회의 시작이었다. 1948년 6월부터 백리언 목사가 부임하여 6월9일에 전방교회라 칭하고 ,12월에 55평의 예배당을 헌당했다. 또 1949년 10월에 김형남 장로 등 3명이 장로로 장립함으로써 조직교회가 됐다. 이후 우상필목사, 박봉윤 목사등이 목회하며 1962년 3월 첫 주일 제직회에서 전방교회를 서림교회로 개명하여, 전남방직과 일신방직 두 회사 노동자들뿐만 아니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로 발전했다. 1967년 2월 증경총회장이었던 장동진 목사가 부임해 목회했고, 매주 월요일이면 3000여 명의 종업원들이 예배했고, 1500여 명은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1974년에는 등록교인이 1669명이 됐다.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에서 일하는 직원으로 구성된 서림교회는 일신방직과 전남방직의 사원 사택, 여자기숙사, 남자 기숙사가 심방 장소였고, 전임여전도사가 상주하며 기숙사 예배를 인도했다. 김형남 장로는 총회가 산업전도를 하기로 결정한 1957년에 총회산업전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에 숭전대학교 초대 총장으로 기독교의 발전에 공헌했다.   전방교회와 같이 노동자와 함께하는 교회는 서울 영등포지역에서 공장지대를 중심으로 확산 됐다. 1958년 4월 19일 영등포산업전도위원회(위원장:계효언, 부위원장:방지일)가 조직 되는데, 이때 여전도회 전국연합회에서 파송한 강경구 전도사가 전임 실무자로 일을 하고, 양남동 일대는 영은교회 박조준 목사, 문래동 일대는 영문교회 정영삼 목사, 당산동 일대는 김하정 목사가 각각 구역을 분담해 공장...
2022.09.20
▲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   NCCK인권센터 등 46개 단체가 오는 26일과 29일 거제와 서울에서 열기로 했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기독교집중연대기간’ 일정을 취소했다.     이들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과 사측의 지난 22일 협상 타결에 따라, ‘7월 기독교집중연대기간’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3시 거제 대우조선 서문 앞과 29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갖기로 했었다. 이에 대해 일정을 취소하면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협상 타결에 부쳐’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긴급히 결의를 모았음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다. 소중한 연대의 고리를 함께 확인할 수 있었던 든든한 시간”이라며 “타결됐지만, 이제 또 다른 시작이다. 우리 기독인들 역시 끝까지 지켜보며 동행하겠다. 차별없고 안전한 내일을 위한 길목에서 곧 뵙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협상 타결에 부쳐 “우리는 모이기를 그만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여 그 날이 가까워 오는 것을 볼수록, 더욱 힘써 모입시다 (히브리서 10:25)”. 산업은행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던 이는, 대우조선 도장업체 15년차 숙련노동자로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아왔습니다. 작년엔 노조 조끼를 입고 교섭장에 들어갔다 하여 사측으로부터 교섭을 거부당했으며, 사실상 폐업 상태거나 폐업 신청한 하청업체가 하나둘 나타났고, 거제 주민이라면 하청노동자들이 돈을 못받고 있단 걸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먹고 살 수 없어 삭감된 30%의 임금을 돌려달라고 파업을 시작했고, 장기화되자 목숨을 걸었습니다. 길고 긴 세월동안 이들이 내밀었던 손을 그 누구도 마주하지 않고 거부하고 방관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하청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였고, 정부와 5개부처 장관은 이들의 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강경대응을 주문했습니다. 실제 경찰 인력과 헬기, 에어메트 배치를 통해 하청노동자들이 위협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았습니다. 거기다 수많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간 민형사상의 책임 공방, ‘손해배상-가압류 폭탄’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파업 51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철창에 스스로 들어가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습니까?” 외치며 “지금 오늘 여기서 싸우는 노동자가 전태일”이라고 다져왔던 결의는 힘든 상황을 딛고 일어서는 힘찬 결기이자 한맺힌 분노였습니다. 이는 조선노동자들만이 아닌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한을 품고 싸우겠다던 결단이자 약속으로, 또다른 시작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여정에 우리 기독인들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차별없고 안전한 내일을 위한...
2022.09.20
[예배, 여성과 움트다] 작은 쐐기가 큰 바위 쪼개듯 다양한 이야기 움트길   성차별적·가부장적 문화에 저항하는 교회 여성 네트워크 '움트다(WUMTDA)' 활동가들이 '여성주의 예배'를 주제로 글을 연재합니다. 여성주의 예배 이론을 비롯해 교회 안팎의 다양한 현장 경험, 여성들의 연대 이야기를 나눕니다. '예배, 여성과 움트다'는 격주에 한 편씩 발행됩니다. - 편집자 주 2020년 6월 목사가 됐다. 안수받기 전 몇몇 선배가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목사가 되고 나면 '빼박'이니 잘 생각하라고. 빼도 박도 못 하게 된다는 말이었다. 마냥 우습게 들리지는 않았다. 목사의 삶에 그만큼 제약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여성 전도사가 '목사'가 되면 현실적으로 사역할 자리가 적어진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목사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더불어 평생 신 앞에 겸허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 왔고, 목사라면 그런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내가 여성이기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인 한국 개신교 사회 안에 더 많은 여성 목회자가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요즘 나는 주중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도서관에서 활동가로, 주말에는 노동운동과 닿아 있는 교회에서 목사로 살고 있다. 목사이자 '움트다' 활동가인 하하움. 사진제공 움트다   지금 있는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하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교회는 출발부터가 노동자들과 함께였다. 노동운동의 산실이었던 영등포산업선교회 안에 노동 교회가 세워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현재 교인들 중에는 이 시기에 활동하던 여성 노동자도 있다.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경제개발과 고도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급격한 흐름 속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밀려온 노동자들이 땀 흘려 이뤄 낸 결과였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가장 큰 주역이었음에도 이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을 견디며 도시 빈민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도시 노동자 중에는 여성도 많았다. 경공업 중심의 수출산업 분야에서 여성 일자리가 대거 창출됐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성인으로 위장 취업한 10대들도 많았는데, 대부분 남자 형제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또는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자신의 학업을 포기하고 도시로 나와 제조 공장에 취업한 여성들이었다. 당시 사회 전반에 흐르던 가부장 질서는 가정뿐 아니라 일터에서도 마찬가지였어서, 어린 나이에 공장노동자가 된...
2022.09.20
[ 연중기획ESG ] 새롭게 이롭게 - S(7) 가난한 이들의 벗, 교회   복된교회의 '행복실은 밥차' 사역 모습. 월드비전 설립자 밥 피어스가 1955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사진 / 사진 월드비전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절대권력을 가진 나라의 주인, 임금님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라는 말이다. 아무도 할 수 없기에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이 일을 위해 한국교회는 선교사들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인 초창기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 기독교 초기부터 빈민 위한 사역 한국교회는 19세기 후반 외국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부터 소외계층에 대한 선교를 진행했다. 초기 선교사들은 당시 조선의 의료수준이 매우 열악했고, 가난한 이들과 여성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복음전도와 함께 의료사업과 교육사업에 주력했다. 일제 식민지 통치 기간에는 농사 전문지 발간, 농사학교, 농사강습회, 신용협동조합운동 등 농촌 개발사업과 농민 계몽사업이 선교의 일환으로 전개됐다.   '거리의 천사들' 봉사자가 노숙인에게 식사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은 1950년 6.25 전쟁의 발발로 사회 전체가 초토화가 되면서 전쟁으로 인한 고아, 미망인의 문제 등 가난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만 1000만 명이 넘을 정도였다. 그러나 전쟁이 만들어 놓은 폐허의 한모퉁이에서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피어나고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셀 수 없을 정도로 고아들이 넘쳐나자 기독교 외원 단체들은 한국에 들어와 이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한국의 사회복지학계에서는 외원단체들의 사역을 한국 현대 사회복지의 시초로 보고 있다. 이렇게 6.25 직후 외원 기독교 구호기관들은 고아와 과부로 상징되는 고난 당한 이들을 돌봤다. 홀트아동복지회, 월드비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등이 6.25 전쟁 당시 혹은 전쟁 직후 전쟁 고아를 돌보며 시작된 외원 단체다.   #기독교, 현재도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섬김 한국교회는 지금도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가장 많은 봉사를 하는 종교다. 여러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교회 혹은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이 민간시설의 70%에 이를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2020년 발표한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기독교가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우리 사회에 가장 도움이 되는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는 종교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서는 '어떤 종교가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2022.09.20
9월30일까지 폭염 대비 노숙인 및 쪽방주민 특별보호대책 추진     서울시 영등포구는 쪽방 주민의 안전한 여름나기와 거리노숙인 자립 지원을 위해 오는 9월까지 한층 강화된 여름철 특별보호대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구는 거리상담반을 24시간 확대 운영하고 영등포역 및 인근 공원 등 노숙인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1일 30회 이상 집중 순찰을 실시한다. 각종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심야 시간대에는 근무인원을 보강, 순찰활동을 강화해 안전사고 예방에 철저를 기한다. 또한 주 2회 민관합동 거리아웃리치를 시행해 노숙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상담을 통해 응급지원, 시설 및 병원 입소 등 맞춤형 보호를 연계·제공한다. 냉방 및 샤워시설을 갖춘 무더위 쉼터도 총 6곳 운영한다. 햇살보금자리, 영등포 쪽방상담소 내 연장쉼터는 8월까지, 보현종합지원센터, 옹달샘드롭인센터에 마련된 쉼터는 9월까지 24시간 개방‧운영해 언제든지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밖에도 구는 여름철 온열질환 피해가 없도록 얼음 생수 제공, 이동목욕 서비스 확대 시행, 건강취약 대상자 방문 관리 등 적극적인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특별보호대책 이행사항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에는 최호권 구청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무더위쉼터 및 이동목욕차량 운영 상황, 노숙인 일자리사업 참여자의 폭염 안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사항 등을 살폈다. 최 구청장은 이날 노숙인 복지시설과 영등포 쪽방상담소 종사자의 노고를 격려하고 쪽방지역 정비 노숙인의 안전한 일자리 참여 환경 조성과 세심한 대책 마련 등을 당부하며, 취약계층 주민 지원과 보호를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구는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해 쪽방 주민들이 ‘동행식당’에서 하루 한 끼 8천 원 상당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에어컨 설치 및 월 5만원 상당의 전기세를 지원하는 등 사회적 약자와의 동행을 도모해나갈 계획이다. 박귀현 사회복지과장은 “폭염기간 노숙인과 쪽방주민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서울시, 경찰서, 쪽방상담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보호대책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울/허인 기자 ih@shinailbo.co.kr 출처 : 신아일보(http://www.shinailbo.co.kr)
2022.09.20
지난해 3월 서울 여의도 LG트원타워 앞에서 원청의 용역 계약 해지, 전원 해고에 맞서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청소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서울 여의도 업무지구의 대형 빌딩에서 청소·경비 등 건물 관리 업무를 맡은 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200여개 건물, 1만명 이상의 종사자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는 오는 12월까지 금융·증권업이 밀집한 여의도 업무지구의 청소·경비·시설관리 종사자의 노동 환경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이 지역은 대기업 본사와 행정 기관이 밀집된 종로·중구 일대, 기술·서비스·의료업으로 특화된 강남·서초구 일대와 함께 서울의 3대 업무지구로 꼽힌다. 지난해 입주가 시작된 파크원타워와 IFC 등 대형 오피스 빌딩이 잇달아 들어서 건물을 유지·관리하기 위한 노동자도 급증했다. 종사자 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주로 고령의 취약계층 노동자가 많아 근무 환경이 열악할 것으로 짐작되지만 아직 제대로 된 실태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영등포구는 설명했다. 이에 건물 관리 종사자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노동자 권익 보호와 지원 방안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조사는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서 여의도 내 200개가 넘는 건물의 관리직 종사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9월 말까지 조사요원이 건물을 방문해 나이·성별·가구 소득·고용 형태·임금·휴게 시간 등을 설문지로 기초 조사한 뒤, 이후 직종별 고충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심층 면접을 한다. 조사 과정에서 영등포구는 노동자 지원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필요할 경우 공인노무사의 무료 노동 상담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개관한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노동법률과 노사관계 상담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직종별 맞춤형 노동교육, 감정노동자 인식개선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장외경 영등포구 일자리경제과장은 “이번 조사가 그늘진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분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2022.07.14
“빌딩숲 속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사람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고 싶습니다.” 하늘을 향해 두 팔 뻗은 나무 같은 교회.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나우리교회의 슬로건이다. 재적 교인이 100명 정도인 중소교회지만 여느 대형교회 못지않게 탄탄하고 실속 있게 환경선교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염동철 담임목사는 “작은 교회나 큰 교회 구분할 것 없이 녹색교회가 되는 것은 모든 교회의 사명”이라며 “기독교인이라면 단순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천국가는 게 전부가 아니라 신앙의 모습이 삶 속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나우리교회는 ‘유기농 목회’를 표방한다. 환경에 대한 의식이 서서히 스며들게 해 자연스레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게 한다는 설명이다. 염 목사는 “인위적인 화학비료를 쓰듯 교인들을 무리하게 성장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며 “서서히 조금씩 변화시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목회철학을 밝혔다. 나우리교회는 행복중심서로살림농도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해당 조합은 농민과 도심 주민 간의 다리역할을 하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농촌선교를 목적으로 기독교대한감리회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함께한다. 협동조합을 통해 매년 나우리교회 성도들은 사과나 복숭아 등 과일나무를 예약한다. ‘나무 분양’이라고 불리는 예약과정을 통해 농민들은 판매처를 보장받고 성도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약속 받는다. 생태친화적인 삶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염 목사는 “시중 농산품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것들이 오기도 하지만 농촌과 도시가 어우러져 살기 위해서는 작은 불편들을 감내해야 한다”며 “성도들로부터 건강한 식품 먹게 돼서 좋다는 얘기를 들을 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나우리교회는 교단 환경선교국이나 교계 환경운동 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활동도 적용하고 있다. 2년 전에는 목회자와 성도 모두가 환경서약서를 작성하면서, 각자가 실천할 구체적인 환경보호 활동을 정하고 열심히 행동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교회 이름으로 그린피스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를 후원하고 있다. 방진석 부목사는 “감사하게도 교인들이 교회 내에서 진행하는 환경활동에 관심을 갖고 기쁘게 동참한다”며 “더욱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다른 교역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우리교회 예배당 뒤편에 위치한 게시판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주관하는 그린엑소더스 릴레이 기도회 동참 포스터와 녹색교회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 ©데일리굿뉴스 철을 따라 곡식이 익듯 성도들의 삶도 변했다. 심지어 성도들 중 전문적인 환경활동가로 전향하는 이들도 생겼다. 나우리교회 청년부 소속 이모 씨는 친환경 화장품 회사를 설립하는 꿈을 갖게 됐다. 현재 화장품 회사에 재직 중인 그는...
2022.07.1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그 집은 떼어낼 곰팡이도 많고, 짐도 엄청 많았어. 그런 집 다시는 하기 싫어!” 3인 1조로 한 어르신 집에 수리를 갔다가 퇴근하는 길에 누군가 말한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는 어르신의 주거 환경이 얼마나 좋지 않았는지 얘기하다가, 그 좋지 않은 환경을 수리하는 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강조하다가, 도배와 장판을 싹 다 새로 하니 어르신이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되짚는다. 서로의 육체적 피로를 토로하는 말 속에서 ‘보람’이 배어 나왔다. 집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 노느매기’ 조합원들의 이야기다. 어떤 일에 기여하고 결과에 대한 만족을 음미하는 것, 그런 순간이 삶을 살아갈 의욕을 생기게 할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기여할 수 있고 결과에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모두에게 이 보람이 ‘노느매기’ 될 수 없을까? ‘노느매기’는 하나의 몫을 여럿이 나눈다는 뜻이다. 협동조합은 그 뜻을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실현한다. 일자리에 참여하는 이들은 영등포에 있는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에 머물던 중년 남성들이다. 일하고 싶지만 ‘써주는 곳’이 마땅치 않았던 이들이었다. 함께 모여서 폐식용유로 비누를 만들고 판매해왔다. 다들 ‘자립’하고 싶어서 시설에서 나왔지만, 너나없이 열악한 주거 환경 속에서 지내고 있었다. 조합원들끼리 집수리를 배워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수전이나 등 교체, 간단한 도배는 스스로 해보자는 ‘필요’에 의한 배움이었다. 어느새 그 배움이 자신의 집을 고치는 걸 넘어 노인, 시각장애인, 1인 가구 등의 집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됐다. 공공기관과 협약해서 집수리 사업을 시작했다. 다들 숙련 기간도 없이 덜컥 현장에 투입부터 됐다. 업자들은 한 번에 끝낼 집수리를 노느매기는 두 번, 세 번 만에 끝냈다. 완벽하지 못한 ‘서비스’였는데, 오히려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두 번, 세 번 찾아올 때마다 일하러 온 이들 옆에서 지난 생애를 들려주는 어르신도 있고, 일부러 찾아오도록 건전지 하나 갈 때도 매번 전화하는 어르신도 있다. 아이와 둘이 사는 젊은 여성은 집에 잔 고장이 날 때마다 불안하다며 의뢰를 했다. 집을 수리하는 ‘서비스’뿐 아니라, 집에 드나들면서 각자의 외로움과 불안을 해소하는 ‘관계’도 만들어졌다. 노느매기의 노동 강도는 다른 자활 일자리나 공공근로보다 힘들다. 지난날, 조합원들 대부분 자활 일자리, 공공근로, 실업급여를 돌아가며 신청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러면 생계는 유지할 수...
2022.07.14